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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기록/제주도한달살기

제주도 한달살기 2 _ 요요무문, 제주황금콩밭

by leeg_ 202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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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첫 번째 아침.

아무래도 지난주까지 출근하던 습관 때문이지 일찍 일어났어요.

잠자리가 바뀐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고, 낯선 집에 나 혼자라는 것도 영향이 있었겠죠?

집이었다면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핸드폰만 보고 있었을 텐데...

역시 새로운 곳에서의 아침은 다르더라고요. 침대를 정리하고 주방으로 가 불을 밝혔어요.

정말 오랜만에 아침을 만들어 먹어 보자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제 사놨던 식재료는 변함이 없어요. 가지고 있는 걸로 무얼 만들어 볼까 하다가 에그 마요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어요.

우선 계란 두 알을 삶기 위해 올려두고 밭에 가서 루꼴라를 따왔어요.

제비 달방 밭에 언니가 여러 야채들을 심어 놨는데 밭을 설명하시면서 그러더라고요.

루꼴라 씨를 뿌렸는데 감당 안되게 컸다고 있는 동안 열심히 따 먹으라고요.

서울에선 비싸기도 하고 마트나 가야 사 먹을 수 있는 식재료인데,

그 외에도 부추도 있고 파도 있고 있는 동안 밭에서 열심히 따 먹었답니다. 한 달 살기를 전원생활처럼 하게 될 줄이야.

토마토도 얇게 슬라이스 하고요. 파프리카도 잘게 잘라줬어요.

다 익은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흰자는 칼로 다져 노른자와 잘 섞어 줬습니다.

짜짠 준비된 샌드위치 재료들- 빵도 토스트기에 노릇노릇하게 구웠어요.

아 그리고 전에 계시던 분들이 놓고 간 마요네즈가 있어서 에그 마요 루꼴라 샌드위치를 완성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컵에 든 건 물이에요.

혹시나 아침부터 맥주라고 오해하실까 봐ㅋ 따뜻하게 물을 데워서 티백을 넣었어요.

완성된 에그 마요 루꼴라 샌드위치.

마요네즈만 넣으면 살짝 느끼할까 봐 식빵 맨 아래엔 케첩을 펴서 발라주고 에그 마요 올리고

그 위엔 루꼴라 잔뜩! 토마토와 양상추를 올리고 빵으로 덮어주면 완성!

샌드위치에 루꼴라를 처음 넣어서 만들어 봤는데요. 루꼴라의 그 고소한 맛이 너무나 잘 어울렸어요.

제 인생에서 루꼴라를 가장 많이 먹었던 때 같네요. 제주에서 한 달이-

샌드위치 한입 먹고 셰어하우스에 있는 책들을 살펴봤어요.

뚜벅이 제주여행 관련 책이 있더라고요. 그걸 보며 아 버스는 어떻게 타면 좋구나.

어딜 가면 좋을까 고민도 하고 아침을 이렇게 여유롭게 즐겨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더라고요.

셰어하우스에서 지켜야 하는 것 하나! 본인이 해먹은 식기는 바로바로 정리하자.

저는 1주일 정도 혼자 있어서 크게 문제 될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동안에도

바로바로 정리하기로 했어요. 설거지도 하고 여기저기 눈에 걸리는 부분도 청소도 하고

씻고 나가보기로 합니다. 그래도 제주에 사는데 1일 1 바다는 해야죠.

 

제가 있는 셰어하우스는 바다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어요.

정확한 지명은 한동리. 제주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고 월정리와 평대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월정리 쪽에도 셰어하우스는 있었지만 워낙에 유명한 지역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을 것 같더라고요

조용히 한적하게 지내고 싶어 이곳을 선택했는데 지내고 난 후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한동리에는 제가 머문 셰어 하우스만 있진 않아요.

펜션들도 있고 가족들이 한 달 생활을 하거나 렌트할 수 있는 공간들도 있어요.

아마 지금은 무언가가 더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네요.

제주는 따스한 날에도 바람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단히 입고 나가보았습니다.

어둑어둑 한 바다. 그래도 나름 운치 있는 바다를 잠깐 거닐고 카페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더라고요.

요요무문 당근쥬스

 

요요무문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102

영업시간

매일 10:00 ~ 18:00

정해진 휴무는 없어요. 가능하면 태풍이 와도 운영을 하시는데

혹시나 카페에 문제가 있을 때는 휴무하시더라고요

그럴 땐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하니 꼭 참고하고 가세요~

@zoripong_

 

 

요요무문이란 카페에 들어갔어요.

제가 제비 달방을 알게 된 것도 요요무문 주인 언니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되었거든요.

블로그 이웃으로 두고 열심히 피드를 보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연결이 될 줄이야.

저만의 인연으로 요요무문을 찾았어요. 커피를 마실까 했는데 유명하다는 당근주스부터 먹어 보고 싶었죠.

사실, 카페에 도착했더니 당근을 열심히 깎고 계시더라고요. 드디어 만나게 된 당근주스.

정말 달아요. 바로 착즙만 하시는 거 같던데 어쩜 이렇게 달죠? 구좌 당근이 유명하다고 하더니 역시!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주스를 마시고 있는데 제비 달방 언니를 만났어요.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거든요. 알고 보니 요요무문에서 알바를 하고 계시는 분이

제비달방 2호? 3호? 였는데 제주에 정착하셨데요.

아 제비 달방은 오시는 손님들에게 호수를 붙여 주세요. 저는 44호예요.ㅋ

지금은 몇 호쯤 되셨으려나- 많이들 머물고 가셨겠죠?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새로운 친구분이 오셨어요. 야채를 안아름 가지고요.

샐러드 먹으려고 주문한 야채인데 너무 많다고 나눔을 해주러 오셨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야채를 나눠 받았어요. 저의 일용한 식재료가 되었답니다.

 

 

 

<제주황금콩밭 해물얼큰순두부>

 

제주 황금 콩밭

제주시 구좌읍 한 동북 1길 4 

 

영업시간

매일 11:00 ~ 20:30

쉬는 시간 15:30 ~ 17:00

일요일 휴무

 

 

지금도 그렇게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머무니 오는 사람들과 밥을 한 끼 꼭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린 오늘 점심으로 결정한 거였어요. 점심 메뉴는 동네에 있는 콩 전문 음식점 제주 황금 콩밭.

매일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서 메뉴는 내놓으신다고 해요. 그래서 콩국수도 참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콩국수를 못 먹어서, 아 그리고 제가 갔을 땐 5월인데 계절메뉴라 아직 없었어요.

언니도 백 순두부를 먹었고요. 해물순두부라고 해서 빨간색일 줄 알았는데 하얀 맑은 순두부였어요.

그래도 매콤하게 잘 끓이셨더라고요. 양 보이시죠? 국수 그릇에 나오는데 반은 반도 못 먹었어요.

수증기 가득한 날 딱 먹기 좋은 음식이었답니다. 바닷바람을 세게 맞고 와서 그런지 더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밥을 먹고 언니가 집까지 태워줬어요. 배 두드리며 걸어갈까 했는데 비가 왔던 것 같아요.

 

하루가 참 길더라고요. 집에 와서 문도 열어 환기도 시키고 청소도 하고 그랬는데도

아직 날은 밝더라고요. 동네 산책에 나섰어요. 담이 낮고 집들이 낮아도 비슷해 보여서

바다 갈 때도 여기가 맞나? 아닌가 하면서 걸어갔거든요.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돌담이요. 볼 때마다 이쁘더라고요.

어둑해서 저 날은 수묵화 같은 풍경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바람이 정말 세던데 불어서 안 넘어가는 게 신기하더라고요.ㅎㅎ

 

 

산책 후 돌아와서 찍은 셰어하우스 정면 컷.

앞으로 2주간 우리 집.(추가로 2주 더 머물었;;)

잘 지내보자 라며 찍은 사진. 지나 보니 이곳은 참 그리운 곳이 되었어요.

그렇게 제주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제주 시내에 나가보려고요. 동문시장도 가보고 고기국수도 먹어보려고요.

제주에 와서 고기국수를 제대로 먹은 적이 없더라고요.

내일 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저녁을 준비했어요.

 

 

샐러드를 해 먹으라고 주신 야채는 저에게 와서 비빔밤이 되었답니다.

계란도 반숙으로 하나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어 잘 비벼서 한입!

오늘도 잘 먹고 잘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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